
브라이언 하먼(38·미국)은 2년 전 메이저 대회 디오픈 마지막 날 쉴 새 없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6타 차 승리를 거머쥐었다. 170cm 작은 체격에 드라이브샷 비거리도 290.7야드(168위)에 불과하지만 위기를 벗어나는 쇼트 게임 능력이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을 듣는다.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게 돼 있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하먼이 강풍과 추위 속에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총상금 950만달러)에서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통산 4승째를 올렸다.
하먼은 7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TPC 샌안토니오(파72·74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로 3오버파 75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는 9언더파 279타. 2위 라이언 제러드(6언더파·미국)를 3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71만달러(약 25억원). 하먼은 2023년 7월 디오픈 우승으로 세계 랭킹 8위까지 올랐지만 지난 2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지난주 49위까지 떨어졌다. 이번 우승으로 22위로 반등했다. 하먼은 “악천후 속에서도 우승을 지켜낸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날 4라운드 출전 선수 평균 스코어는 74.8타였다.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를 포함해 네 명은 80타를 넘겼다.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나선 하먼도 3타를 잃었지만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기엔 부족하지 않았다.
하먼은 6번 홀(파4) 보기에 이어 9번 홀(파4)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하며 1타 차이까지 추격당했다. 하지만 선두를 한 번도 내주지 않는 끈질긴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다. 후반 들어 12번 홀(파4)과 14번 홀(파5)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 15·16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고도 승리를 지켰다. 하먼을 추격하던 앤드루 노백(미국)은 마지막 두 홀을 남기고 2타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17·18번 홀에서 연속 보기로 무너졌다. 이날 4타를 잃은 노백은 매버릭 맥닐리(미국)와 공동 3위(5언더파)로 내려앉았다.
이날 4타를 줄이며 공동 5위(4언더파)에 오른 패트릭 피시번(미국)은 17번 홀에서 무려 32m 이글 퍼트에 성공했다. 2008년 이후 PGA 투어에서 가장 긴 퍼트 성공 기록이다.
재미 교포 김찬이 공동 5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는 김시우와 김주형이 출전했지만 2라운드 컷 탈락했다. 오는 10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에서는 올해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