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구단이 팀 ‘레전드’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사장이 직접 나섰다. 피츠버그는 클레멘테를 기리기 위해 홈 구장 PNC파크 오른 담장에 부착했던 클레멘테의 등 번호 21번 로고를 광고물로 교체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동시에 클레멘테 로고를 곧바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래비스 윌리엄스 피츠버그 사장은 7일 사과 성명에서 “클레멘테의 유산을 깎아내릴 의도는 전혀 없었다. 광고를 추가하면서 로고를 지키지 못한 건 실수였다. 전적으로 내 책임이며, 구단 내 다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21번 로고를 바로 다시 설치하겠다. 클레멘테의 가족과 팬들에게 이번 실수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는 2022시즌을 앞두고 PNC파크 오른 담장 벽에 클레멘테의 이름과 함께 그의 등 번호 21번 로고를 붙였다. 1972년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구단의 대표 선수를 기린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최근 피츠버그는 클레멘테 로고를 떼어냈다. 대신 ‘서프사이드’라는 주류 업체 광고를 달았다.
클레멘테의 유가족은 곧장 발끈하고 나섰다. 클레멘테의 아들이 가족을 대표한 성명에서 “우리 가족과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피츠버그 팬들도 구단을 비판하며 클레멘테 가족을 적극 지지했다.
클레멘테는 피츠버그 역사를 대표하는 선수다. 1955년부터 1972년까지 18시즌을 피츠버그 한 팀에서만 뛰며 통산 타율 0.317에 딱 3000안타를 쳤다. 타격왕에 4차례 올랐고, 올스타로 15차례 선정됐다. 12차례 골드글러브를 받을 만큼 외야 수비도 빼어났다. 현역 시절 인종차별과 적극적으로 맞서 싸웠고, 자선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클레멘테는 1972년 12월 31일 38세 나이로 사망했다. 지진 피해를 입은 니카라과를 돕기 위해 식량과 약품 등 구호물자를 가득 실은 전세 비행기에 올랐지만, 악천후 속에 비행기가 추락했다. 클레멘테를 비롯한 구호팀 전원이 사망했다.
메이저리그는 은퇴 후 5년이라는 유예 기간 없이 클레멘테를 곧장 명예의전당에 헌액했다. 1973년에는 ‘커미셔너 상’이라는 이름으로 주던 상을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으로 이름을 바꿔 그를 기렸다. 실력 뿐 아니라 지역 봉사, 자선 활동 등 사회 공헌에 앞장선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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