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1, 2025

빵과 토마토만 있으면 ‘인생 요리’, 스페인 대표 음식 4

유럽의 부엌이라 불릴 만큼 풍부한 식재료의 보고인 스페인. 그리스, 로마, 아랍의 지배를 거치며 다채로운 미식 문화를 꽃피웠다. 지중해의 햇살을 머금은 과일과 채소, 대서양이 선사하는 해산물과 피레네 산맥의 신선한 고기까지, 자연이 선물한 스페인의 각 지방별 음식과 문화를 소개한다.

판 콘 토마테(Pan con tomate)

카탈루냐 지방(Cataluña)

카탈루냐 사람들의 '판 콘 토마테'에 대한 애정은 우리가 김치에 갖는 애정과 비슷하다. 굵게 잘라 살짝 그을린 듯 구워낸 빵 위에 토마토를 반으로 갈라 즙을 듬뿍 바르고 양질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넘치도록 뿌린 후 소금을 솔솔 뿌려 먹는다. 뻑뻑하게 느껴질 수 있는 빵이 촉촉하고 맛도 풍부해진다.

카탈루냐 지방은 피레네 산맥과 지중해가 만나 만들어낸 식재료의 보고다. 이곳의 전통 요리는 '마르 이 몬타냐(Mar y Montaña, 바다와 산)'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발전했다. 바다와 산의 재료가 한 접시에서 어우러지는 것이다. 야생 토끼고기와 새우, 피레네산 버섯과 달팽이, 바닷가재가 함께 어우러진 요리들이 카탈루냐의 식탁을 수놓는다.

Paella Valenciana (파에야 발렌시아나)

발렌시아 지방(València)

현지인들에게 파에야는 집안 냉장고의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진 쌀 요리다. 모든 식재료가 쌀이라는 캔버스 위에서 맛의 그림을 그린다. '파에야 발렌시아나(Paella Valenciana)'는 이 지역의 대표주자로 닭고기, 토끼고기, 소시지, 콩줄기, 가로폰(Garrofón)이라는 큰 콩이 조화를 이룬다. 바닷가재 국물로 풍미를 더한 파에야와 오징어 먹물의 검은 매력을 담은 '아로스 네그로(Arroz Negro)' 역시 놓칠 수 없는 발렌시아의 보물이다.

스페인은 아랍 지배 시절 북아프리카를 통해 인도와 중국의 쌀을 받아들였다. 쌀을 뜻하는 '아로스(Arroz)'는 아랍어 'Ar-ruzz'에서 비롯된 말이다. 발렌시아 지방은 쌀농사의 중심지로 스페인 요리의 왕관 같은 '파에야'의 본고장이다. 해산물 파에야는 물론 생선, 햄, 고기, 콩, 야채, 달팽이를 활용한 다양한 쌀 요리가 미식가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Jamón Iberico (하몬 이베리코)

안달루시아 지방(Andalucía)

스페인 최고의 식재료는 단연 '하몬 이베리코'다. 하몬은 돼지 뒷다리 염장 햄이며, 하몬 이베리코는 도토리를 먹고 자란 야생 흑돼지의 뒷다리로 만든다. 그 품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최상급 소금으로 18~24개월간 숙성되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듯 얇게 저며 와인과 함께 즐긴다.

안달루시아 음식의 뿌리는 700년 아랍 지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랍인들은 올리브나무를 들여와 스페인 최고의 올리브오일 산지를 탄생시켰다. 최상급 올리브오일로 튀겨낸 해산물 요리도 빼놓을 수 없다. 작은 새우를 동그랗게 튀긴 새우튀김, 새끼손가락 크기의 통생선튀김, 싱싱한 꼴뚜기튀김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 바삭한 튀김요리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안달루시아의 토속주 헤레스(Jerez, 셰리주)다.

Pintxo, Txacoli(핀초와 차콜리)

바스크 지방(Pais Vasco)

‘핀초’는 손바닥보다 작은 빵 위에 다양한 식재료를 얹어낸 것으로 술안주 같은 개념이다. 보통 한 골목마다 10군데 이상의 핀초바가 늘어서 있으며 사람들은 여러 곳에서 다양한 술과 다양한 핀초를 즐기며 저녁식사를 대신한다. 핀초와 곁들이는 술로는 와인, 맥주, 바스크 지방 전통술인 ‘차콜리’가 있다. 차콜리는 화이트 와인의 일종으로 알코올 도수는 10~12도 정도이며, 약간의 탄산과 시큼한 맛이 나 기름진 음식에 잘 어울린다.

바스크 음식은 수천 년의 역사를 품은 고대 요리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초기 정착민들은 어업, 사냥, 농업을 통해 지역 자원을 활용해 독특한 식문화를 이루었다. 피레네 산맥과 비스케이만 사이에 자리한 이 지역은 산악, 해안, 비옥한 계곡이 어우러진 지형적 다양성으로 해산물, 육류, 신선한 농산물의 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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