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에 시작한 과테말라 아티틀란 호수가 마을 13개(Panajachel, Santa Catarina Palopo, San Antonio Palopo, San Lucas Toliman, Santiago Atitlan, San Pedro La Laguna, San Juan La Laguna, San Pablo La Laguna, San Marcos La Laguna, Tzununa, Jaibalito, Santa Cruz la Laguna, San Jorge La Laguna)와 호수 윗마을 4개(Solola, Santa Lucia Utatlan, Santa Clara La Laguna, San Andres Semetabaj) 등, 총 17개 마야인들의 마을을 답사하고 안티구아로 돌아왔다.


안티구아로 돌아오자마자 12시간을 잠에 곯아떨어졌다. 두어 번 잠이 깼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아마 강행군으로 몸에 탈이 났었지만 그것을 마음이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같다. 긴 잠만으로 몸이 다시 움직이고 정신이 명료해진 것을 보면 무엇보다도 잠이 치료제였던 것 같다.
책상에 앉아 지난 17일간의 여정을 뒤돌아 보니 공간의 여행이라기보다 시간 여행에 더 가까웠다.
아티틀란 호수(Lake Atitlan)는 8만 4천 여 년 전 화산 폭발로 분화구가 함몰되어 형성된 칼데라 호수로 길이 약 18km, 너비 약 10km 크기이다. 호수는 아티틀란 화산(Volcan Atitlan 3,537m), 톨리만 화산(Volcan Toliman 3,158m), 산 페드로 화산(Volcan San Pedro 2,995m) 등 세 개의 화산을 비롯한 산들이 둘러싸고 있고 마을들은 해발 약 1,562m의 호수변 가파른 산자락과 산 정상 인근에 형성되어 있다.
이 마을들은 칵치켈(Kaqchikel), 추투힐(Tz'utujil), 키체(K'iche') 등 각기 마야의 다른 부족이 공동체를 이루어 여전히 그들 고유의 언어와 전통,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어릴 적 모국어인 칵치켈어, 추투힐어, 키체어를 쓰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키체인이 아닌 경우에도 가장 많은 마야인들이 사용하는 키체어와 스페인어를 함께 배운다.
우리는 호수변의 마을은 배로, 산 위의 마을은 로컬 버스로 접했고, 인접한 마을은 마야인들의 트레일을 따라 걸었다.


각기 다른 부족이 험한 지형으로 격리되고 지리적 조건으로 마을마다 다른 문화를 갖게 되었고 여전히 남아있는 그 고유한 삶의 습속들에 접근하려고 애썼다.
그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전통 의상(Traje Tipico)를 일상복으로 사용하고 있다. 각 공동체의 정체성이 반영된, 마을마다 다른 패턴과 색으로 정교하게 짠 후이필(Huipil 튜닉 스타일의 여성 상의), 코르테스(Cortes 전통적인 스커트), 파하(Faja 벨트)만으로도 마야인과 마야 마을을 확실하게 차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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